시장실패의 의의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각 개인들이 자신의 이기적인 동기에 의해 경제적 선택을 하더라도 시장가격기구에 의해 자원에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었다. 그런데 완전경쟁시장에서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었다. 그런데 완전경쟁시장에서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것은 뒤에서 설명하게 되는 시장의 불완전성, 비용체감 산업, 외부성 그리고 공공재 등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의 시장은 이러한 여건을 구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제활동을 시장기능에만 맡길 경우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시장가격기구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상황을 시장실패라고 한다. 경제적 자원이 가장 바람직하게 배분되는 경우는 상품의 시장가격이 그것의 생산과정에서 지출되는 한계비용과 일치할 때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다는 것은 시장가격과 한계비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시장실패의 원인
1) 시장의 불완전성
완전경쟁시장에서 자원배분이 효율적인 것은 가격과 한계비용이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불완전경쟁시장의 자원배분 결과는 비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불완전경쟁시장인 독과점시장에서의 기업은 독점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기업이 직면하는 수요곡선은 우하향한다. 이와 같이 수요곡선이 우하향하면 한계수입곡선은 수요곡선 아래에 위치하게 되므로 독과점시장의 시장가격이 한계비용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필요 이상으로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독과점시장에서는 사회적 최적산출량을 생산하는 완전경쟁시장보다 적은 양의 상품이 생산된다. 상품의 생산량이 사회적 최적산출량에 미치지 못하면 소비자들이 충분한 양의 상품을 소비하지 못하게 되므로 이 또한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시장에서 불완전경쟁적 요인이 존재하면 완전경쟁시장과는 달리 상품가격이 함계비용을 초과하여 나타나는 소위 소득분배비용과 상품의 생산량이 사회적 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여 나타나는 자원배분비용ㅇ이 발생하므로 시장실패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2) 비용체감산업
상품의 생산량이 증가할 때 단위당 평균비용이 체감하면 규모의 경제가 존재한다고 한다.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는 비용체감산업을 시장기구에 맡겨두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한다.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비용이 체감하면 한계비용곡선은 평균비용곡선의 아래에 위치하게 된다. 이때 사회적 최적 산출량을 생산하기 위해서 상품의 시장가격을 한계비용과 일치시키면 상품의 가격은 평균비용에도 못 미치게 된다. 그 결과 사회적 최적 산출량을 생산하려는 개별기업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3) 공공재
공공재란 많은 사람들의 공동소비를 위항 생산된 국방, 치안, 도로, 공원 등과 같이 소비에서의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을 갖는 재화나 서비스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한 사람의 소비행위가 다른 사람의 소비 가능성을 줄어들게 한다는 의미에서 경합성을 갖는다. 이러한 경합성과 대칭적인 의미를 갖는 비경합성은 한 사람의 소비행위가 다른 사람의 소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재의 하나인 국방서비스의 경우 어떤 사람이 국방서비스의 소비에 참여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국방서비스의 혜택이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한편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어떤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서는 그것의 소비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배세성을 갖는다. 따라서 공공재의 특성의 하나인 비배제성이란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서는 상품의 소비에서 배제되지 않음을 말한다.
4) 외부성
어떤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도하지 않는 손해나 이득을 가져다주지만 이에 다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받지 않기 때문에 시장기구 밖의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외부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부정적 외부성이 존재하면 사적 한계비용보다 사회적 한계비용이 더 크게 되고, 긍정적 외부성이 존재하는 경우는 사적 한계편익 보다 사회적 한계편익이 크게 된다.
5) 불확실성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완전한 정보를 전제로 하는 확실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비자나 생산자가 현재와 미래의 시장에 관해서 완전한 정보를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확실성이 개입되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 애로우는 비록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하여 완벽한 보험이 제공된다면 시장에서 효육적인 자원배분이 가능함을 보이고 있다. 즉 보험시장에서 불확실성을 와전하게 제거해 준다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의 문제로 인하여 보험이 불확실성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처럼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의 문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완벽한 보험시장이 존재할 수 없으며, 완벽한 보험이 제공될 수 없다면 불확실성의 문제는 시장에서 해결할 수 없게 된다. 바로 여기에 시장실패의 원인이 있는 것이다.